Album Info.
카우보이 비밥의 천재 뮤지션 “칸노 요코” 그녀가 창조해낸 공각기동대의 세번째 여정!
공각기동대-스탠드 얼론 콤플렉스 비 휴먼 걸작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의 세 번째 사운드트랙.
시리즈 전반에 걸쳐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사이보그 캐릭터인 ‘다치코마’를 추모하는 앨범. ‘카우보이 비밥’의 천재 뮤지션 칸노 요코가 음악을 맡아 환상적인 음악 세계를 선보인다. 앨범 타이틀 곡인 ‘be human'을 비롯하여 개성적인 ’cream' 그리고 서정적인 트랙인 'ロッキㅡはどこ?' 등 칸노 요코의 창조성이 빛나는 15트랙과 함께 7편의 소품이 추가로 수록되어 있다.
칸노 요코와 <공각기동대: 스탠드 얼론 콤플렉스>
벌써 세 번째 만남이다. <공각기동대: 스탠드 얼론 콤플렉스-Be Human>(이하 ). 일본 발매 순서로는 첫 번째 시리즈의 사운드트랙(2003년 1월)과 두 번째 시리즈의 사운드트랙(2004년 5월) 사이(2003년 10월)이지만, 국내에는 두 시리즈의 사운드트랙 이후 세 번째 발매다. 아마도 그 네 번째는 2005년 7월 발매된 공식 세 번째 사운드트랙이 되겠지만, 아직 국내 출시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두 개의 시즌으로 이미 완결된 상황에서 웬 세 번째 사운드트랙이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세 번째 사운드트랙으로 발매된 이 앨범은 두 개의 사운드트랙에 미처 실리지 못한 곡들을 중심으로 완성된 컴필레이션이다. 하지만 일본 팬들은 추가로 발매된 세 번째 사운드트랙에도 만족하지 못해 벌써부터 네 번째 사운드트랙을 발매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처럼 <공각기동대: 스탠드 얼론 콤플렉스>에 담긴 음악들이 꾸준히 사운드트랙으로 발매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칸노 요코의 음악들이 고른 완성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공각기동대>에 관심이 많은 팬이라면 잘 알고 있겠지만, 관련 앨범은 이보다 많다. 먼저 가와지 겐지가 맡은 영화 사운드트랙이 1, 2편 각각 한 장씩 발매됐고, 영화에 대한 트리뷰트 앨범 두 종류가 만들어졌다. <스탠드 얼론 콤플렉스> 관련 정규 사운드트랙은 총 네 장이다. 첫 번째 시리즈와 ‘2nd GIG' 사운드트랙이 각각 하나씩 있으며, 앞서 설명한 세 번째 사운드트랙과 싱글앨범 그리고 외전격인 이 발매됐다. 칸노 요코가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스탠드 얼론 콤플렉스>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사운드트랙도 발매되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Ghost in Tachikoma CD 모서리에는 ‘タチコマ 追悼盤(다치코마 추도반)’이라는 설명이 쓰여 있다. 시리즈를 접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트리뷰트 앨범이라는 설명만 듣고 제작 스태프 중 사망한 누군가를 기리기 위한 것이겠거니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다치코마는 <스탠드 얼론 콤플렉스>에 등장하는 로봇 캐릭터를 지칭한다. 네 발 달린 거미처럼 생긴 다치코마는 공안 9과에서 운용하는 A.I 전차 로봇으로 <스타워즈> 시리즈의 R2D2나 C-3PO를 떠올리게 하는 귀염둥이 캐릭터이지만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지닌 병기로 설정되어 있다. <스탠드 얼론 콤플렉스>가 방영된 후 가장 높은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인 다치코마는 작품 속에서 1차적으로 조력자 및 코믹한 감초로서 기능한다. 쿠사나기 소령과 바트, 토구사를 도와 사건을 풀어나가는 한편 코믹한 대사로 극의 딱딱한 분위기를 완화시킨다.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보너스로 추가된 ‘다치코마의 하루’는 짧은 길이에도 불구하고 매번 재미있는 소재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스코트 같은 귀여운 이미지가 다치코마의 전부라면 굳이 추모 앨범까지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비록 오시이 마모루의 극장판보다 대중적으로 만들어지긴 했지만, <공각기동대: 스탠드 얼론 콤플렉스> 또한 기계가 고스트를 가질 수 있는가에 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쿠사나기와 인형사를 통해 고스트의 존재에 대해 질문을 던졌던 영화와 달리 애니메이션 시리즈에서는 인공지능 로봇인 다치코마를 통해 그 질문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다치코마가 일반 로봇과 다른 점은 평소 습득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면서 개체마다 독특한 정체성을 갖게 된다는 데 있다. 이런 특성 덕에 공안9과의 동료들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하지만 무기로서 적당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아 공안 9과에서 쫓겨나기도 한다. 결국 다치코마는 각 시리즈에서 동료와 난민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데, 로봇이면서도 가장 인간적인 성격을 드러내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칸노 요코가 다치코마를 위해 특별히 별도 사운드트랙을 제작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칸노 요코와 다치코마 칸노 요코가 다치코마에게 바치는 헌정 앨범 은 15개의 정규 트랙과 7개의 보너스 트랙을 담고 있다. 22곡이나 되지만 대체로 러닝타임이 짧아 전체 수록 시간은 45분 정도에 불과하다. 두 개의 사운드트랙에 비해 보컬곡의 비중이 줄고 연주음악이 많으며, 다치코마의 캐릭터에 어울리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곡들과 클래시컬한 곡들이 주를 이룬다. 칸노 요코의 단골 게스트 스콧 매튜가 부르는 오프닝 넘버 ‘be human'은 로봇에 불과한 존재인 다치코마의 슬픈 처지를 대변하는 노래로 이 앨범의 백미로 꼽힐 만한 곡이다. ’조금만 더 인간에 가까운 존재였다면‘이라는 가사가 애처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역시 스콧 매튜가 부르는 두 번째 곡 'trip city'는 스트레이트한 70년대 하드록 스타일의 노래로 짜증나는 도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다치코마의 심정을 드러낸다. 1분 30초 길이의 짧은 일렉트로니카 넘버 ’Patch Me'는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의 다치코마를 잘 묘사한 곡이다. 다치코마의 밝고 귀여운 모습은 플롯과 피아노, 바이올린의 경쾌한 조화가 인상적인 ‘タチコマの家出(다치코마의 가출)’에서 ‘お散步タチコマ(산책다치코마)’로 이어진다. 클래식적인 ‘Fax me'와 목가적인 풍경을 그리는 'ロッキㅡはどこ?(로키는 어디?)’는 서정성이 두드러지는 아름다운 곡들이다. 다치코마의 기계적 특성과 인간적인 면을 하나의 곡 안에서 드라마틱하게 표현한 ‘spotter'는 일렉트릭과 어쿠스틱의 멋진 조화가 깊은 인상을 남긴다. ’cream' 또한 히데(HIDE)의 나른한 일본어 랩과 클래식한 편곡, 사카모토 마야의 허밍이 독특한 어울림을 만드는 곡이다. <스탠드 얼론 콤플렉스> 첫 번째 시리즈에 삽입되었으나 사운드트랙에서는 수록되지 않아 많은 팬들을 애타게 했던 ‘good by my master'와 비장한 현악 오케스트레이션이 매력적인 ’piece by ten'은 다치코마의 최후를 떠올리게 하며 처연한 슬픔을 그려낸다. 추가로 수록된 일곱 개의 트랙 사이로는 다치코마의 목소리가 들어간 재미있는 곡들을 들을 수 있다. 7개의 곡 모두 1분 내외의 짧은 음악들이다. 다치고마를 기억하며 은 <공각기동대: 스탠드 얼론 콤플렉스>의 사운드트랙인 동시에 외전격인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개인적인 감성이 짙고 말 그대로 배경음악의 특징이 강하다. 칸노 요코의 다른 사운드트랙에서처럼 다채로운 보컬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장르적 다양성도 두 개의 <스탠드 얼론 콤플렉스> 사운드트랙에 비해 떨어진다. 하지만 칸노 요코의 따뜻한 서정성이 만큼 뚜렷하게 드러난 작품도 흔치 않다. 의 작지만 깊은 울림은 다치코마를 기억하는 많은 팬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다. 칸노 요코의 음악과 함께할 때 다치코마는 하나의 로봇 캐릭터를 넘어서 보다 인간적인 존재로 변모한다. 글/고경석(무비위크 기자)